얼마 전까지 친구와 어쿠스틱 밴드를 했었습니다. EP도 두 개인가 내고, 나름 공연이 재미나다는 팬들이 있었던 덕에 작년에 여기저기 공연도 많이 하고 행사로 (또래 인디 뮤지션들보다) 돈도 좀 벌었었죠. 행사를 뛰기 좋은 대중적인 팀이라는 게 졸업하고 전업 뮤지션의 길로 들어서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작년부터 제가 개인적으로 추진한 일이 하나 더 있었어요. 솔로로 즉흥음악을 하는 것이었죠. 정말 아무것도 몰랐고, 무대가 열려 있는 공연장 몇 곳에 기회가 될 때마다 신청해서 맨땅에 헤딩하듯 부딪혀 봤어요... 어찌어찌 하다 보니 올해에도 계속 하고 있게 되었구요.
얼마 전에, 팀을 하던 친구와 얘기하다가 중대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3월부터 그 친구는 밴드를 구성해서 활동을 하고, 저는 제 솔로 활동을 우선으로 하되 가능한 한 세션 형태로 친구를 도와주기로... 일종의 합의였죠. 서로가 무엇을 원하는지 눈치를 채고 있었던 덕에 이루어질 수 있던 일이었습니다.
어쨌든 이게 저에게는 정말 큰 모험이에요. 어찌 보면 비주류의 영역에서 고군분투하겠다는 것이니까요. 당장에 경제적인 압박이 올 것이고, 부모님의 걱정도 부담이 되고... 그래도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선택했다는 의의가 크긴 큽니다. 마음이 반은 가볍고, 반은 무겁고...;;;
올 한 해는 일단 제 솔로 활동을 열심히 함과 동시에, 친구를 비롯해 주위 인디 뮤지션들 세션 일 같은 걸 많이 하려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나가던 조씨'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고, 이런 즉흥음악에 관심 있으신 분은 아래 페이스북 페이지를 들어가 보시거나 유튜브에서 검색을 해 보세요. 혹시 공연 정보나 이런 거 있으면 교류하면서 공유도 해 보고요...
http://www.facebook.com/passingjosh
아, 참고로 친구가 하는 밴드 이름은 '강백수 밴드'입니다. 여기에도 많은 관심을...
써 놓으니까 넋두리로 시작해서 홍보 글처럼 되어버렸군요;;;;;;
부모님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요즘 들은 말 중에 "너 40대 50대 되어서도 그거 하고 있을 거니?"란 얘기가 있어요. 이 말이 그렇게 무섭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