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이야기지만 비싼게 좋습니다.

물론 이런 뻔한 내용이 필요한 분들은 없을테고 가진 예산 안에서 그나마 실패할 확률을 줄이고자 모니터 스피커 고르는 요령을 적어봅니다.

 

인터넷에 스피커에 관한 내용이 정말 많은데 별로 유익하지 않은 정보도 많기 때문에 여러가지 정보를 취합해서 잘 결론 내리셔야 합니다. 이 글 읽으시는 분들도 인터넷에서 본거니까 참고만 하시길 바랍니다.ㅋㅋ

 

스피커를 선택할 때 4가지 항목을 기억해두면 좋습니다.

 

 

 

그럼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1.넓고 평탄한 주파수응답

  위 그림은 피아노 단음 재생시 주파수 스펙트럼을 나타냅니다. 대부분의 장비와 소프트웨어는 인간의 가청주파수인 20~20kHz를 주로 다루는데 저가 스피커들은 저음부 A영역과 B영역의 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기도 합니다. 한편으로 평탄하지 못한 주파수응답을 가진 제품들은 중음부분이 boost된다든지 하는 등의 왜곡현상도 불러일으킵니다. 들어온 소리 그대로 평탄하게 내보내주는 제품들이 모니터 스피커로 좋습니다. (참고. 감상용 스피커와 다를 수 있습니다.)

  주파수응답 그래프가 완벽히 평탄하게 나오는 제품은 없습니다. 용도에 따라 일부러 왜곡된 주파수응답 모드를 사용하는 제품도 있습니다.

 

 

  위 그림은 유희열이 양현석에게 선물 받았다고 자랑한 고가의 스피커 마이크로메인27의 주파수응답 그래프입니다. Hi-Fi모드에서는 거의 평탄한 그래프인 반면 Old School 모드(모니터 스피커의 클래식인 야마하 NS10m을 에뮬레이팅)에서는 중음역이 강화된 그래프를 나타냅니다. 그 밖에 저음부, 고음부의 음량을 조절해 주파수응답을 바꿀 수 있는 제품도 많이 있습니다. 고가 스피커 중에서는 고음부가 20kHz를 훌쩍 넘는 제품도 있습니다.

  주파수응답을 살펴보려면 주파수 응답 그래프를 참조하면 되고 이는 대부분 제조사에서 홍보물이나 사용자매뉴얼에 표시해주고 있습니다.

 

 

 

2.넓은 다이나믹 레인지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

  모니터 스피커는 공연용 스피커가 아니라 빵빵하고 큰 음량보다 적은 음량에서 정확한 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한데 이게 수치로 파악이 쉽지 않습니다. 작은 음량으로 직접 소리를 들어보면서 가급적 소리가 분명하게 들리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3.트랜지언트 응답속도 (겁나 중요한데 아무도 이야기 안함)

  이 부분은 다른 곳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잘 못봤습니다. 솔직히 요즘 일반인들이 쓰는 음향기기도 주파수응답 좋게 나오는 거 많아서 이 부분이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한 항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을 이해하려면 먼저 볼륨 엔벨럽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수업시간이 아니니 간단하게만 설명하자면 소리가 발생해서 소멸되기 까지의 음량을 나타낸 것이 볼륨엔벨럽이라고 (일단은)이해하시면 됩니다. 소리가 0에서 가장 음량이 큰 부분까지 걸리는 시간(단위 ms)을 어택(attack)이라고 합니다. 최대 음량에서 서스테인까지 걸리는 시간(단위 ms)을 디케이(Decay)라고 합니다. 아주 쉽게 말하면 어떤 소리가 날 때(킥소리, 피아노 소리) 그 소리의 특성을 나타내주는 앞부분의 짧은 소리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단위가 ms이기 때문에 굉장히 짧은 부분입니다. 어택과 디케이 모두 앞부분의 소리를 나타내고 이 두 부분을 간단하게 트랜지언트라고 부릅니다. VST중에 transient shaper나 배터리4에 있는 transient master(TM이라고 써 있음)등은 이 트랜지언트 부분을 컨트롤 하는 기능을 뜻합니다.

 

  모니터 스피커 선택할 때 이게 왜 중요하냐면 저가(꼭 저가만 그런 것도 아님)스피커들은 트랜지언트 반응속도가 느려서 트랜지언트 부분을 제대로 재생하지 못합니다. 그럼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킥 그림을 살펴보겠습니다.

 

 

  위 그림은 큐베이스에서 불러온 808킥의 웨이브 파형입니다. 킥소리는 짧은 타악기 소리이기 때문에 볼륨엔벨럽이 위와 같이 나오는데 앞부분(트랜지언트)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빨간색 상자로 표시된 앞부분을 재대로 재생하지 못하는 스피커에서는 똑같은 킥을 사용해도 굉장히 빈약하게 들립니다. 저 부분을 잘 다루는 것이 소스 선택이나 믹싱에서 굉장히 중요한데 들리지 않을 경우 작업에 큰 문제가 생기기 쉽습니다. 만약 주파수 응답이 평탄한데 소리가 굉장히 빈약하게 들리는 스피커가 있다면 트랜지언트 부분을 제대로 재생하지 못하는 건 아닌지 의심해봐야 합니다.

  음악에서 트랜지언트 부분이 두드러지는 악기는 주로 킥이다보니 트랜지언트 부분을 잘 재생하는 스피커를 저음부가 강하다고 오해하기도 합니다.

 

  위 그림은 저음이 강하다고 소문난 EVE SC205스피커의 주파수 응답 그래프입니다. 저음부가 부스트 된 것을 제작사가 속이고 있는게 아니라면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스피커보다 트랜지언트 부분을 잘 재생해서 킥소리가 잘 들리는 겁니다. 제가 SC205 사용하고 있는데 저음 전혀 강하지 않습니다. 보통 개인작업실에 돈 좀 들이기 시작한 분들은 100만원대 제품들을 많이 쓰실텐데 의외로 100원대 제품 중에 트랜지언트 재생능력이 쓰레기인 제품들이 있습니다. 트랜지언트 부분이 강한 킥과 약한 킥 등 여러 개의 킥소리와 스네어소리를 번갈아가면서 재생해 보고 앞부분이 잘 들리지 않아 빈약하게 느껴지거나 각각 음원의 차이가 잘 느껴지지 않는 제품은 거르는 것이 좋습니다.

 

 

 

4.적은 디스토션 (보통 말하는 노이즈. 의외로 속썩임)

  스피커로 소리를 재생할 때 디스토션이 발생하는데 이게 왜곡이 심하거나 소리를 재생하지 않은 상태에서 노이즈가 큰 제품들이 있습니다. 이게 환경마다 노이즈가 다르게 나오기도 하다보니 제작사에서 노이즈 항목은 제대로 표기를 안하는 경우도 있고 수치만 가지고 판단하기 힘든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AS게시판이나 인터넷 커뮤니티 같은 곳에서 노이즈에 관련해 글이 올라오는 제품들은 거를 수 있으면 거르는 것이 좋습니다. 잘 못 고르면 의외로 노이즈 때문에 골머리 앓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상으로 마칩니다. 좋은 스피커 잘 골라서 작업많이 하시길 바랍니다.ㅋ 저도 베어풋 써보고 싶네요. 1698만원이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