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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화성학과 재즈화성학의 차이

by BoniK posted May 07,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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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랫동안 화성학을 가르치면서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이 "화성학 꼭 배워야 하나요?"와 "전통화성학과 재즈화성학의 차이가 뭔가요?"입니다.

  "화성학 꼭 배워야 하나요?"에 대한 질문은 나중에 다룰 예정이지만 답부터 말씀드리면 "배우고 나면 음악을 이해하는 능력이 차원이 달라집니다. 배워서 나쁠 거 하나도 없습니다."라고 답해드리고 싶네요.

  그리고 두번째 질문은 아무래도 처음 화성학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이 뭐를 공부해야 할지 잘 몰라서 묻는 경우가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럼 차근차근 하나하나 짚어가며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우선 화성학이라고 하는 것이 뭔지 부터 알아야겠지요. 자세한 이야기는 화성학 레슨에 쓰기도 했지만 간단히 정리하자면 화성학은 '화성을 다루는 학문'입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음악의 3요소 기억나시나요? 리듬, 멜로디, 화성입니다. 여기서 나오는 화성을 다루는 것이지요. 화성을 화음이라고 잘 못 알고 있는 사람이 굉장히 많은데 화음은 화성의 하나일 뿐입니다. 화음이 영어로 코드(Chord)인데 화성은 영어로(Harmony)라고 합니다.

  화성은 화음(Chord)과 화음진행(Chord Progression) 등 을 모두 내포하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굉장히 착각하는 것 중의 하나가 화성학을 배우면 멜로디도 잘 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데 멜로디를 쓰는 것에 대한 이론은 멜로디작법이 따로 있습니다. 화성학 범위에 포함시키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는데 아닌 경우에는 좀 난감할 수 있겠죠? 멜로디에 관한 이야기는 잠시 후에 다시 하겠습니다.

그럼 화성이 뭔지 알았으니 전통화성학과 재즈화성학을 비교해봅시다.

  전통화성학(Classic Harmony or Traditional Harmony)은 그 역사가 길고 만들어진지 아주 오래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론들은 대부분 클래식음악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화성학은 수학과 통계에서부터 나온 것인데 통계를 낼 때는 표본이 필요하죠? 전통화성학에 있어서 표본은 클래식음악인 것입니다.

  재즈화성학(Jazz Harmony)은 당연히 그 표본이 재즈음악일까요? 일부는 맞고 일부는 아닙니다. 전통화성학 이론을 바탕으로 접근방법을 다르게 한 것이 재즈화성학입니다. 실용음악과에 가면 전통화성학을 가르치는 학교도 있고 재즈화성학을 가르치는 학교도 있습니다. 실용화성학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학교도 있는데 그 내용은 재즈화성학과 비슷하죠. 보통 가요나 팝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재즈화성학을 배우면 가요나 팝에 충분히 적용시킬 수 있기 때문에 재즈화성학을 중심으로 배우는 것입니다.



  전통화성학과 재즈화성학은 화성에 접근하는 방법이 좀 다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전통화성학은 보이싱의 비중이 상당히 높습니다. 반면 재즈화성학은 보이싱보다는 코드와 코드프로그레션의 비중이 굉장히 높습니다.

  보이싱은 '화음을 연주하는 다양한 방법'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화음의 한 성부(Voice)가 다음에 어디로 진행이 되는지를 나타내는 것이기도 합니다.

  C key를 예로 들어서 전통화성학은 C에서 F라는 코드로 진행할 때 C코드에 있는 E(미)노트가 다음에 어디로 가야할지까지 관여합니다. 각 성부가 어떻게 진행하면 듣기 좋은 음악이 되는지 알려주는 것입니다. 물론 여기에서 듣기 좋다는 기준은 당연히 클래식음악 기준입니다. 전통화성학 책을 보면 나와있는 예제나 클래식관련 학과 입시에 나오는 문제를 풀어보신 분은 아실겁니다.
  베이스가 주어지고 소프라노 진행을 써넣으라던가 이런식으로 문제가 있는데 이것은 코드진행과 보이싱을 만들라는 말입니다. 물론 클래식 음악에 맞게 말이죠.

  반면에 재즈화성학(실용화성학)은 C에서 F로 진행하는 것 까지만 다루고 보이싱은 연주자(혹은 작곡가)의 몫입니다. 전통화성학에서 금지하는 병행, 은복 이런거 따지지 않습니다. 락음악이나 일렉트로니카에서는 병행 은복 밥먹듯이 자주 써도 듣기에 무리가 없기 때문에 그 지향점이 다른 것입니다.
입시문제도 재즈화성학을 보는 곳은 멜로디와 코드를 써 넣어라. 이런식으로 나옵니다. 멜로디와 코드가 제대로 되어 있으면 보이싱을 어떻게 잡을지는 연주자 마음입니다.


  좀 정리하자면 전통화성학은 굉장히 구체적입니다. 그리고 그 지향점은 클래식음악에 있습니다. 반면 재즈화성학은 접근이 굉장히 자유롭고 지향점이 재즈나 팝같은 음악입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다른 차이가 있는데 코드의 표기법이 굉장히 다릅니다.


C key의 다이아토닉 코드 (Triad)의 전통화성학적 표기

 

 

 

 

C key의 다이아토닉 코드 (Triad)의 재즈화성학적 표기

 

 

 

 

 

 

  전위형의 코드를 나타낼 때에도 표기법이 상당히 다릅니다.

 

  전통화성학의 인버전 코드 표기 예

  전통화성학에서는 인버전 코드를 나타낼 때 숫자를 사용합니다. 인버전 했을 경우 루트와 다른 노트사이의 음정을 표기하는 것입니다.
 

 

 

 

 

  재즈화성학의 인버전 코드 표기 예

 

  재즈화성학에서는 인버전 했을 경우 슬래쉬(/)를 사용해서 베이스음을 표기합니다.

 

       

 

 

  

  이것 뿐만 아니라 다른 코드들도 이름과 표기법이 거의 다 다릅니다. 실제로는 같은 것이라고 해도 표기법이 다르기 때문에 한쪽만 공부한 사람이면 애를 먹을 수 있습니다. 재즈화성학으로 표기하기 애매한 나폴리6화음 (Neapolitan sixth)같은 것들도 있습니다. 뭐 그렇게까지 애매한 건 아니고 bII/3라고 적으면 되긴합니다. 클래식에서는 보이싱의 비중이 높다고 한 것 기억나시죠? 이렇게 인버전 형태까지 적용시켜 이름을 달아 둔 것입니다.

 

 

 

 

 

 

 

 

  이제 실제 악보를 한번 보시죠..

 

1. Johann Sebastian Bach, Tocatta and Fugue in D minor, BWV.565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악보를 볼 수 있습니다.

bachtf_d.pdf

 


 

 

  바흐의 유명 타이틀곡입니다. 지금으로 치면 빌보드 20주간 1위 뭐 이정도 포스.. ㅎ 들으면 바로 아~ 하는 그 곡입니다.

 

  악보를 보시면 코드가 전혀 나와있지 않습니다. 제가 위에서 표기법 차이를 말씀드렸는데 실제로 완성된 곡의 악보에서는 코드를 적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주할 때에도 노트는 일단 악보대로 쳐야하고 강약이나 빠르기 변경(rit. , rubato)시에 연주자의 개성이 드러나게 되어 있습니다.

 

 

 

 

2. Michael Jackson - Butterflies (Invincible, 2001)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악보를 볼 수 있습니다.

 

Michael Jackson - Butterflies.pdf

 

 

클래식에 바흐가 있다면 팝에는 잭슨 형님이 있다!! 2001년도에 나온 마이클 잭슨의 앨범 Invincible의 수록곡 Butterflies의 악보입니다. 

 

  악보를 보면 각 마디마다 코드가 나와있습니다. 재즈화성학의 표기를 따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연주를 할 때에도 저 코드가 핵심입니다. 마이클 잭슨 Thriller 시절부터 공동작곡과 건반세션으로 활동했던 건반세션계의 전설, 그룹 Toto의 건반, 신디사이저 담당! 56년생의 무적동안 그렉필린게인즈 형님(greg phillinganes)이 이 곡의 건반을 친다고 가정해 봅시다. (실제로 이 노래 건반 세션이 누구인지 찾아보기 귀찮아서 안찾아봤습니다. 그 사람일수도 있구요. ㅎ)

  그럼 필린게인즈가 이 곡에 나와있는 악보대로 칠까요? 절대 아닙니다. 다른 세션이 치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코드만 보고 곡에 맞게 보이싱을 정하고 리듬도 만들어서 칠 것입니다. 그래도 저 악보에 나와있는 피아노 보다 훨씬 더 좋게 결과물이 나오겠지요. 왜냐면 1인자니까요... 이게 재즈화성학의 핵심입니다. 음악에 있어서 악보의 비중이 전통화성학보다 훨씬 적습니다. 하지만 훨씬 더 자유롭게 칠 수 있고 전체적인 코드만 맞춰서 치면 되는겁니다. 이 범위가 재즈화성학으로 쉽게 커버할 수 있는 범위이기도 합니다.

 

 

 

 

 

  제가 다루지 않은 부분도 많이 있지만 이 정도만 쓸까 합니다. 어차피 나머지 이야기는 각 화성학을 모르는 분들이면 전혀 이해가 가지 않을 내용들이라서요.

 

  그럼 각 화성학의 장단점을 파악을 해 보겠습니다. 여기에 적은 장단점은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생각이며 어떻게 공부하느냐 어떻게 써먹느냐에 따라서 개인차가 무척 큽니다. 어떻게 받아들이는 지도 개인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니라고 생각되시면 그냥 그 생각을 가지고 사시면 되는거고 제 생각을 바꿔주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은 없길 바랍니다.

 

 

 

전통화성학의 장점

 

  1. 다양한 보이싱의 진행을 구체적으로 빡세게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입니다. 이것은 스트링이나 코러스를 쌓을 때 그 위력을 발휘합니다.

 

  2. 또한 대위법을 배울 때 기초를 확실히 다질 수가 있습니다. 대위법은 독립성이 강한 두개의 멜로디를 하나로 섞는 테크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의 멜로디가 있는 상태에서 다른 멜로디를 만들 때 대위법을 쓰면 멋있게 섞여 들어갑니다. 이 것도 백코러스나 스트링 라인에서 많이 사용되고 심지어 기타와 피아노의 컴비네이션을 만들 때에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대위법도 아무래도 그 역사가 길다보니 주로 전통화성학을 기본으로 설명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3. 전통화성학은 실전을 같이 익힐 수가 있다. 무슨 소리냐면 코드진행 위주로 배우는 재즈화성학은 어떤 코드진행을 하거나 Non-Diatonic코드를 쓰더라도 어떻게 써야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전통화성학은 보이싱까지 같이 배우게 되니 그 활용법까지 같이 익힐 수가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 연주까지 해 보면서 몸에 익혀야 한다는 것은 재즈화성학과 전통화성학 둘 다 마찬가지입니다.

 

 

 

전통화성학의 단점

 

  1. 전통화성학의 단점은 어렵다라는 것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어렵다기 보다는 배울게 많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인게 코드진행 뿐만 아니라 보이싱에 관한 부분까지 심도깊게 다루다 보니 배울게 많아지는게 당연하지요. 그렇다보니 학생들이 어렵다라고 느끼게 됩니다. 따라서 혼자 배우기에 재즈화성학보다 어렵게 생각될 겁니다. 요즘에도 많은 분들이 백병동 화성학을 샀다 팔았다 하는 것을 많이 목격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ㅎ

 

  2. 또 다른 단점은 표기법이 불편하다는 것입니다. 시중에 나와있는 가요나 팝악보의 90%이상은 재즈화성학 표기를 따릅니다. 이걸 반대로 생각해보면 재즈화성학 표기법을 모르면 세션이나 작곡가로 활동하기가 힘들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요즘에는 클래식을 전공하는 학생들도 재즈화성학을 학교에서 배우거나 혼자서 따로 배우는 학생이 대부분입니다. 

 

  3. 목표하는 음악이 클래식음악이라는 점입니다. 물론 대중음악이나 팝음악을 분석한다고 가정했을 때 어느쪽의 화성학이든 다 분석도구로 쓰기에 무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전통화성학에 하지말라는 짓거리들.. 실제로는 클래식 작곡가들도 쓰고 있는 경우도 있고 현재의 가요, 팝에 적용시키기에는 내용이 좀 안맞는 점이 몇개 있습니다. 만약 가요나 팝음악(물론 재즈스러운 것을 말하는 겁니다. 클래식 음악 스러운 가요나 팝은 제외)이 목표인데 별 상관이 없는 룰까지 억지로 익히는 것은 참 고통스러울 수 있습니다.

 

  4. 쓸데없는 한글이 많다. 이건 요즘들어 많이 나아지고 있는데 예전 교과서의 화성학이 클래식 화성학 기준이었습니다. 왜냐면 음악교과서를 쓰는 높으신 분들이 대부분 클래식을 전공했기 때문이었죠. (백병동씨가 교과서계의 원톱이었죠. 요즘은 이 쪽도 많이 달라지긴 했더군요. 교과서에 신디사이저 이런 것도 거론이 되고....)

  한글이 쓸데없이 많이 들어가있어서 공부하기에 오히려 짜증나는 일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래서 국어, 수학, 영어는 잘하는데 음악은 못하는 괴현상이 많이 벌어지곤 했었습니다. 이게 음악성이 부족해서 그런게 절대 아니고 음악이론의 개연성이 없어서 그런 경우였습니다.

  그냥 G(솔)음이 으뜸음이 되는 key를 G key라고 하면 편한데 이걸 사장조라고 해버리면 배우는 사람 굉장히 짜증나죠. CDEFGAB를 '다라마바사가나'라고 안부르는데 이게 왠 뻘짓입니까? 세션이든 작곡가든 가요계에서 G key를 사장조라고 부르는 사람은 한명도 못봤습니다.

  그리고 낮은 음자리표가 뭡니까? F clef이라고 원래이름대로 부르면 점 찍힌 부분이 F(파)가 되는 음자리표라는 걸 한 방에 알 수 있는데 말이죠. 낮은 음자리표 보는 법은 전혀 외울필요가 없습니다. 그게 왜 F clef인지만 알고 연주를 해보면 자연히 해결이 되는 겁니다.

  잘못된 국어사랑으로 전문용어까지 억지로 다 한국어로 옮기다보니 오히려 더 익히기 어렵게 된 예가 상당히 많습니다. 비단 음악계에서만 있는 일은 아니지만요.

 

  요즘 책들은 많이 나아지긴 했는데 나온지 오래된 책을 보시는 분이라면 전통화성학은 정말 책을 잘 고르셔야 합니다.  이제 재즈화성학의 장단점으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재즈화성학의 장점

 

1. 재즈화성학의 제일 큰 장점은 전통화성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쉽다는 것입니다. 굵직굵직한 것들 위주로 배우기 때문에 제일 중요한 것부터 배워놓고 나머지를 보충하는 식으로 접근하면 재즈화성학만 가지고도 얼마든지 좋은 곡을 많이 쓸 수 있습니다.

 

2. 재즈음악 또는 재즈스러운 음악을 목표로 한다는 점이 장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재즈화성학은 병행이나 은복에 관한 것을 다루지 않는데 이것이 팝이나 재즈에 쓰여도 절대 안될 것 까지는 없습니다.

 

3. 굉장히 자유도가 높기 때문에 이것 저것 해보는 맛이 있습니다. 이건 사실 꼭 재즈화성학의 장점은 아니기도 합니다. 전통화성학 배우면서도 자기맘대로 해보면 그만이니까요. 그렇지만 재즈화성학에서는 그 부분에 할애를 할 여유가 더 많다고 생각됩니다.

 

4. 표기법이 쉽고 유용하다. 요즘에는 클래식 악보에도 재즈의 코드표기가 붙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시중에 나와있는 악보의 대부분은 재즈화성학의 표기를 따릅니다. 이것은 당연히 재즈화성학의 표기가 훨씬 더 쉽고 보기편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화성학을 배워서 어떤 음악을 만들지는 개인에 따라 다르고 자기 마음입니다만 실제로 필드에서 활동하기 위해서는 재즈화성학의 표기법은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합니다. 특히 악기 세션들은 코드만 적혀있는 악보를 보고도 멋있게 연주할 수가 있어야 대체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또한 시중에 나와있는 실용음악편곡이나 악기교재들도 대부분 재즈화성학을 기준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재즈화성학의 단점

 

1. 재즈화성학은 올인원 스타일이 아닙니다. 무슨 소리냐면 재즈화성학만 잘 배워놓는 다고 해서 좋은 연주를 하거나 좋은 곡을 쓸 수 있는게 아닙니다. 다시말해 재즈화성학은 전통화성학보다 도구의 측면이 훨씬 강합니다. 전통화성학의 난이도가 별 네개이고 이를 빡세게 공부했을 때 별 세 개짜리 곡을 쓸 수 있다면 재즈화성학의 난이도는 별 세개이고 이를 빡세게 공부했을 때 별 두개짜리 곡도 쓰기가어렵습니다. 실제로 시중에 나와있는 재즈화성학 책을 봤다고 했을 때 코드진행만을 만들어 내는 것은 아주쉽지만 실제로 곡을 완성하기는 아주 어렵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곡을 많이 연주해보고 다른 곡의 악보를 많이 분석해보아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종이와 펜 만으로 작곡을 한다고 했을 때 전통화성학이 좀 더 유리한 것 같고 반대로 재즈화성학만 한다면 피아노나 기타같은 악기를 다룰 줄 아는 쪽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2. 위와 비슷한 이야기이긴 한데 재즈화성학의 단점인 보이싱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보이싱에 관한 추가 공부가 필요합니다. 피아노를 많이 쳐보거나 기타를 쳐보거나 다른 악보를 많이 분석해보거나 아니면 보이싱이 정리가 되어있는 책을 따로 봐야합니다. 참고로 보이싱이라고 해서 무조건 보이스리딩이 좋은 것은 아니고 브라스 편곡등을 위해서는 솔리(soli)부분을 잘 공부해야 합니다.

 

3. 대위법 등을 배우기가 좀 불편합니다. 앞에도 썼다시피 대위법을 다루는 책이나 선생님들 대부분은 전통화성학을 기초로 가르치기 때문에 전통화성학을 모르는 상태에서는 대위법을 배우기가 좀 불편할 수 있습니다.

 

4. 재즈화성학은 코드위주의 접근인데 코드만으로는 표기하기 어렵거나 오히려 코드 표기로 인해 어려워 보이는 것들도 간혹있습니다. 한 마디안에서 코드가 여러번 바뀌거나 라인클리셰를 쓰거나 보이싱에서 3음이 빠지거나 했을 때 오히려 코드로 적는 것이 불편한 경우도 있습니다. 한동안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재즈화성학의 표기법도 나날이 발전했고 텐션쪽은 이제 표기가 별로 불편하지는 않지만 아직까지 좀 불편하거나 어려워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물론 이 표기 부분은 전통화성학이 더 편하게 표기한다는 뜻은 아니고 전통화성학을 배우면 보이싱에 관해서 제대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접근이 더 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럼 다시 처음 질문 '무슨 화성학을 배워야할까요?'로 돌아가 봅시다. 정답은 없습니다. 개인에 따라 배우는 속도와 이해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뭐가 더 좋을지는 본인만 알 수 있습니다. 전통화성학이 어려워보여도 더 잘 맞는 분들도 있고 재즈화성학이 훨씬 더 잘 맞는 사람도 있습니다. 또 자기가 지향하는 음악에 따라서도 다릅니다. 예를들어 일렉트로니카만 하고 싶다면 전통화성학은 효율이 상당히 떨어집니다. 차라리 그 시간에 신디사이저를 더 파서 멋있는 사운드에 목 메는 쪽이 더 효율적일 것입니다.

 

  혹시 전통화성학을 공부하고자 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아예 레슨을 받거나 책을 정말 잘 고르시지 않으면 역시 쓸데없는 부분에서 엄청난 시간낭비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전통화성학이 됐든 재즈화성학이 됐든 주의해야 할 점이 있는데 반드시 피아노나 기타로 쳐보면서 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연주실력이 안되면 시퀀서에 마우스로 찍어서라도 소리를 들어보는게 중요합니다.

 

  또한 멜로디작법에 대한 부분은 화성학 책으로 해결보려고 하지마시고 아예 멜로디작법이 나와있는 책을 보시는게 좋습니다. 아니면 멜로디쪽도 레슨을 받는 것이 시간이 많이 절약됩니다. 

 


  멜로디를 만드는 방법도 재즈화성학과 클래식 화성학 적인 접근이 가능한데 시중에 나와있는 쓸만한 멜로디작법 서적은 거의 재즈화성학을 바탕으로 한 것이 더 최근것이고 퀄리티도 더 좋습니다. 클래식화성학을 해야만 멜로디 쓰는 방법을 제대로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시중의 책들 봐도 알수 있듯이 재즈화성학 이론만 가지고도 멜로디작법을 배우기에 아무 무리가 없습니다.

 

  책이 몇 권 없기도 하지만 그 중에서도 버클리에서 나온 교재나 장기호의 <내 노래는 내가 만든다>가 가장 쓸만합니다.

 

  결론
(우선적으로 배우면 좋은 쪽, 좀 더 효율적이라고 방법이라고 생각되는 쪽을 써 놓은 것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이니 과격한 태클은 사양합니다.)

1. 화성학 공부가 싫지만 어쩔 수 없이 한다 → 재즈화성학

2. 필요한 것만 배우고 나머지는 내 마음대로 하고 싶다 → 재즈화성학

3. 나는 클래식음악을 만들고 싶다 → 전통화성학

4. 나는 대위법도 배울 것이다 → 전통화성학

5. 나는 세션이나 가요작곡가로 활동하고 싶다 → 재즈화성학 필수, 전통화성학은 선택에 따라
6. 나는 최대한 많은 것을 이론으로 배우고 싶다
→ 전통화성학
7. 나는 독학을 할 것이다
→ 재즈화성학을 추천, 전통화성학을 할 경우 교재를 정말 잘 골라야 함.
8. 나는 입시 때문에 화성학을 한다
→ 학교 입시방침에 따라서 하세요. 클래식 음대는 전부 전통화성학이고, 실용음악 쪽은 전통화성학을 보는 곳도 있고 재즈화성학을 보는 곳도 있습니다.
9. 나는 연주자가 될 것이다
→ 재즈화성학
10. 나는 멜로디를 잘 쓰고 싶다 → 레슨이든 책이든 멜로디 작법을 배우시길 추천합니다. 책으로 한다면 재즈화성학을 어느정도 알고 있어야 이해가 갈 겁니다.
11. 나는 가수가 되고 싶다
→ 재즈화성학
12. 나는 입시레슨을 해서 밥벌어 먹고 살겠다. → 두개 다 하시는게 좋고 돈이 더 잘되는 쪽은 전통화성학입니다.
13. 나는 힙합이나 일렉트로니카 쪽을 하겠다
→ 재즈화성학, 그리고 사운드메이킹에 온 힘을 쏟으세요.
14. 나는 랩퍼가 되고 싶다
→ 책 많이 읽고 가사 한줄이라도 더 쓰고 이거 볼 시간에 랩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