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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커셔니스트 그룹에도 사람이 늘어나길 빌며...

by 조씨 posted May 25,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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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퍼커셔니스트 그룹 뿐만 아니라, 아직 그룹을 못 정하신 분들 중에 어쿠스틱 악기 그룹 쪽으로 오시는 분들이 늘어나길 빌며 그냥 일기 쓰듯이 제 개인적인 의견을 써 봅니다. 혹시 제가 잘못 알고 있거나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부디 너그러운 마음으로 지적해 주세요...

 

(그리고, 악기 게시판에 너무 글이 없어서 여기에 써 봅니다)

 

사실 저도 전공자는 아니고 깔짝깔짝 악기들을 다루는 수준이다 보니 그룹을 만들어달라고 하기 보다는 그냥 리스너 그룹에 들어갈까 생각도 했었습니다. 물론 제가 요즘 중점적으로 다루는 악기가 까혼(Cajon)이다 보니, 퍼커셔니스트 그룹을 만들어 달라고 해야 하나 생각도 많이 했었지요.

 

근데 조금 걱정이 되었던 것은... 퍼커셔니스트라는 그룹을 만들었을 때, 사람들이 당연히 라틴 타악기(정확히 말하자면 아프로 쿠반 타악기)일 것이라고 생각하면 어쩌지?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사실 그도 그러할 것이, 나가수나 불후의 명곡을 비롯한 라이브 음악 프로그램의 하우스 밴드에 속한 퍼커셔니스트들은 기본적으로 콩가와 봉고를 놓은 아프로 쿠반 타악기를 다루는 분들입니다. 실용음악과나 관련 학원들도 퍼커션이라고 하면 아프로 쿠반 타악기를 중심으로 가르치고... 드럼 세트를 치시던 분들 중에도 퍼커션을 병행해서 배우시는 분들은 보통 아프로 쿠반 타악기 쪽으로 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프로 쿠반 타악기가 나쁘다는 말이 아니라... '현악기'라고 하면 바이올린, 첼로, 콘트라베이스 등을 떠올리고, '관악기'라고 하면 금관악기와 목관악기 모두 떠올리는데, '퍼커션'이라고 하면 콩가와 봉고만 떠올려 버리는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물론 지금은 라 퍼커션, 수리수리마하수리, 젬베폴라 같은 연주자 분들에 의해 다른 나라의 퍼커션들도 제법 알려지긴 한 상태입니다) 

 

예전에 홍대 인디 씬에 이런 현상이 있었습니다. 그때가 제이슨 므라즈가 첫 내한 공연(EBS 스페이스 공감)을 가졌을 때고, 슈퍼스타 K에서 조문근 씨가 활약하던 시기인데... 사이트를 통해 어쿠스틱 밴드를 하고 싶다는 사람들끼리 모이는 과정이 대체로 이러했습니다.

 

"아... 제이슨 므라즈 같은 곡 쓰고 공연하려고 하는데... 제가 기타랑 보컬 할 수 있거든요. 악기 어떤 거 하세요?"

"예, 저는 퍼커션을 합니다."

"아, 젬베요?"

 

살짝 우스운 현상입니다만... '퍼커션'이라는 단어에 대해 너무 한정된 악기를 떠올리는 것은 이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퍼커션이 지칭할 수 있는 범위는 굉장히 넓지요. 말 그대로 '타악기'를 지칭하니까요. 드럼 세트가 퍼커션에 들어갈 수 있음은 물론이고, 아프로 쿠반 타악기나 아프리카 타악기들을 위시한 전 세계의 리듬 악기들(심지어 사물놀이 등에 쓰이는 우리나라 국악기도요)에다가, 클래식에서 쓰는 마림바나 비브라폰 등도 전부 퍼커션에 들어갑니다.

 

이런 전제를 바탕으로 다시 말하자면, 자신이 어떤 타악기를 다루고 있는데 그 악기의 고유한 주법과 리듬에 기초한 제대로 된 연주를 바탕으로 해서 다루고 있다면, 그 사람도 퍼커셔니스트란 수식어를 붙일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한 퍼커셔니스트들이 이곳에 많이 모이면, 각자의 악기에 대한 정보를 서로 교류하면서 뭔가를 만들어내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새로 악기를 배울 때 도움을 줄 수도 있구요.

 

그럴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다소 횡설수설한 지루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